서울시내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 단행…재정·공공성·노선 전면 개편오 시장, “서울시내버스 혁신 통해 시민 만족도 상승 ‧세계 최고 교통복지 도시 실현”
[대한환경신문=최경미 기자] 서울시는 시민 일상과 가장 밀접한 대중교통이자 서민의 발인 ‘서울시내버스’의 준공영제 시행 20주년을 맞아 ‘재정’, ‘공공성’, ‘서비스’의 3대 분야에 대한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복지 도시 서울’로 한 발 더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시내버스 운송수지 적자분(총수입-총비용) 전액을 시가 보전하던 ‘사후정산’ 방식을 미리 정한 상한선 내에서 보전하는 ‘사전확정제’로 재정지원 구조를 개선하고,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 준공영제 취지를 존중하는 건전한 민간자본만이 버스업계에 진입하도록 한다. 또한 대중교통에 소외되는 시민이 없도록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도보 5분 내 대중교통 접근이 가능한 ‘대중교통 세력권’ 실현을 위해 버스노선도 이용자 중심으로 20년만에 전면 개편한다. 서울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복지 도시 서울 실현을 위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2004년 7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운수회사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되 버스 운송으로 발생한 수입금은 업체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총비용이 총수입을 초과하여 적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지자체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행 준공영제와 비교하여 공영제는 노선권 및 차량 인수 등 초기 재정부담이 높고 지속적인 재정 지출이 생기는 구조이며, 민영제는 운수회사간 과도한 경쟁으로 이익만을 추구해 서비스 질이 낮아지고 시민 안전 투자에는 소홀해지는 단점이 있어, 서울시는 공영제와 민영제의 단점은 최소화하고 각 제도의 장점은 극대화한 준공영제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내버스는 운영방식과 서비스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뉴욕‧런던‧파리 등 글로벌 도시 중 하루 운행거리 1위, 인구 대비 버스 수 2위 등 높은 공급률을 보이고 있으며 교통비 부담 또한 통합환승할인 실시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와 함께 버스 이용 승객 만족도 또한 매년 상승 추세다. 이렇듯 서울시내버스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복지를 구현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준공영제를 포함한 교통복지사업 장기간 추진으로 인해 과도한 재정부담과 민간자본 유입에 의한 공공성 훼손, 공급자 위주 버스노선 운영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시민의 편안한 일상과 이동을 책임지는 서울시내버스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준공영제 3대 혁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첫째, 재정지원 구조 개선을 통해 재정을 혁신한다. 운송수지 적자분을 정산 후에 전액 보전하던 ‘사후정산제’를 다음 해 총수입과 총비용을 미리 정하여 그 차액만큼만 지원하는 ‘사전확정제’로 전환한다. 기존 전액 보전 ‘사후정산제’는 운수회사 입장에서 적극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일 유인 요소가 없었으나, ‘사전확정제’로 제도가 변경되면 운수회사가 자발적인 수입증대와 비용 절감 등 경영혁신에 힘을 쏟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사전확정제로 전환되면 정산업무 간소화로 정산인력을 줄일 수 있어(11명→4명) 행정비용 감소와 함께 대출이자 등 연간 최대 18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인건비와 연료비의 경우 많이 써도 모두 실비로 보전해주는 정산방식을 상한선을 정하여 보전해주는 표준단가 정산제로 바꾼다. 현재는 표준운송원가의 85%에 달하는 운전직 인건비, 연료비 2개 항목에 대해선 실비정산하고 타이어비, 정비비, 정비직‧관리직 인건비 등 그 외 항목은 보유대수 또는 운행거리에 따라 상한이 있는 표준정산제를 적용하고 있다. 둘째, 민간자본 종합관리대책 마련해 공공성을 혁신한다. 현재 준공영제 운수회사를 안정적 투자처로 인식한 사모펀드 등 민간자본이 서울시내버스 회사 6곳을 인수한 상황으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공성 훼손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진입 전·후, 이탈시 등 단계별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우선 엄격한 진입기준에 따른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해 불건전·외국계 자본과 과다영리 추구 자본의 진입을 사실상 제한한다. 아울러 외국계 자본, 자산운용사의 진입을 금지하고 국내 자산운용사의 경우엔 설립 2년 이상 경과 된 곳에만 기회를 준다. 시는 진입 전 관리대책 실효성 확보를 위해 시의회와 협력해 올해 안에 준공영제운영 관련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다. 이미 진입한 민간자본에 대해서는 배당성향 100% 초과 금지, 1개월분의 현금성 자산(운전자본) 상시 보유 의무화 등을 통해 배당수익을 제한한다. 또한 회사채 발행시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고 회사채로 인해 이자비용이 늘어난 경우에는 회사 평가 등에 반영해 과도한 수익 추구가 불가능한 구조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민간자본이 준공영제 허점을 악용해 알짜 자산매각 후 단기간에 운수업계를 청산·이탈하는 이른바 ‘먹튀’를 원천 차단한다. 임의로 차고지를 매각한 경우엔 차고지 임차료를 지원하지 않고, 민간자본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 최초 진입 후 5년 내 재매각하거나 외국계 자본에 재매각시 회사평가에서 5년간 200점을 감점해 ‘먹튀’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만든다. 셋째, 노선 전면 개편을 통해 서비스를 혁신한다. 준공영제 도입 시점에 진행된 간·지선 노선 개편, 중앙버스전용차로 개설 등으로 서울시내버스의 통행속도와 이용객 증가라는 성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 하지만 20년이 경과 한 현재는 노선 굴곡도 증가로 인한 통행속도 감소, 타 교통수단과 중복 등 서비스 수준이 저하된 경향이 있다. 시는 준공영제 시행 후 20년간 변화된 교통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교통소외 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판단하여 버스노선 전면 개편을 통해서 서울시민 누구나 걸어서 5분 내 대중교통에 접근할 수 있는 ‘대세권’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부터 건설까지 장기간 소요되고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가 투입되는 철도를 대신하여 가성비가 높은 버스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여 시민과 학생들의 통근과 통학시간을 단축시키고 대중교통에서 소외되는 지역이 없도록 촘촘한 대중교통망을 형성해 버스 서비스를 혁신하겠다는 취지이다. ‘2층버스’는 이용자가 많아 차내 혼잡이 극심한 간선버스 중 굴곡도가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투입하고 ‘자율주행버스’는 운전기사 수급이 어려운 새벽, 심야시간 대 청소·경비 등 새벽노동자 탑승이 많은 노선에 우선 공급한다.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은 고령인구가 많거나 사회복지시설 인근지역에 투입, 교통약자에 대중교통복지를 실현한다. 한편, 서울시는 재정, 공공성, 서비스 혁신을 위해 지난 1월부터 버스조합 등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노선 전면 개편 및 사전확정제도 실시를 위한 제도 정비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준공영제 20년을 맞이해 추진하는 재정, 공공성, 서비스 세가지 혁신 달성으로 시민이 일상에서 편리함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든든한 교통복지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서울시내버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환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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